일부 외국계 자본들이 한국 시장을 유린하고 있다. 많게는 수조원대의 자금을 앞세운 외국계 자본은 한국 시장을 막대한 시세차익 을 올려주는 `황금의 땅` 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교묘한 투자전략을 통해 법망을 피해가면서 국내 투자자의 피해 를 눈덩이처럼 부풀려놓고 있다. 영국계 헤르메스자산운용(Hermes Investment Management LimitedㆍHIML)이 대표적이다. 헤르메스는 지난 1일 한 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입 소각 과 삼성전자 등 보유지분 매각을 요구하면서 인수ㆍ합병(M&A)을 시도하는 펀드 가 나올 경우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삼성물산에 대한 적대적 인수ㆍ합병(M&A) 가능성을 공공연히 시사한 대목이다. 하지만 인터뷰가 있은 후 꼭 이틀만에 대우증권 계좌 등을 통해 대규모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헤르메스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777만2000주(보유지분율 5%) 전량을 장내 매도한 것. 이를 통해 헤르메스는 삼성물산에 투자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300억원 전 후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 매입자금은 800억~85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평균 매도단가는 주당 1만 4604원으로 매도금액이 1135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헤르메스가 이달 초 삼성물산 보유 주식 을 처분하기 직전에 삼성물산의 적대적 M&A 가능성을 부각시킨 것이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자료수집 등 예비조사를 벌 이기로 했다. 이는 지난 13일 금감위와 금감원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모임에서 헤르 메스의 삼성물산 주식 처분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 등 공표 사안이 공시 내용이 될 수 있 다" 며 "현재는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예비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불공정거래 혐의가 포착되면 본격적인 조사를 실시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다만 언론 인터뷰가 공정공시에 포함되느냐 여부는 다소 논란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사업계획 등 기업정보를 언론에 알릴 경우에는 공정공 시에 포함되지만 취재에 의해 기사가 나갔을 때는 공시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 는다" 며 "헤르메스의 일간지 인터뷰 내용이 공시 위반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외국계 자본의 한국 시장 유린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떠오 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 투신사 대표는 "외국인 이사수 제한, 냉각기간제 도 입, 투자 초기 투자목적 구체화 등 금융당국이 외국계 자본의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고도의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외국계 자본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는 무리" 라고 지적했다. <홍종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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