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강국의 자존심 미국에 매각?

지난 주 레인콤이 자회사인 엠피맨닷컴이 보유하고 있는 MP3 특허권을 시그마텔에 매각했다는 소식이 신문지상을 통해 알려졌다. 매각조건은 엠피맨닷컴이 시그마텔의 특허수입 중 일부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이라는 이야기였다.

엠피맨닷컴은 지난 1997년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개발한 국내 기업. 당시 특허관련 소송에서 후발주자들의 특허무효소송에 굴복하여 결국 레인콤에 매각당하는 어려움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엠피맨닷컴은 그간 특허료를 받는다거나 소송을 진행하지는 못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력이 달리고 미국 등지에서 특허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엠피맨닷컴이 매각한 특허권은 MP3 파일 압축 기술을 오디오에 응용한 핵심 설계 기술에 관한 것．한국, 중국, 미국 등 3개국에서 이미 특허를 획득했고 유럽에도 특허를 출원한 상태로 이른바 MP3 강국의 상징인 '아이리버' 신화의 숨은 주역이기도 하다.

논의의 골자는 그간 힘없이 특허에 대한 아무런 댓가를 받지 못한 엠피맨닷컴의 염원(?)이 풀리는 순간이기도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린 근본적인 원천이 다시금 해외에 매각된다는 것이다. 마치 힘있는 친구에게 그간 못받은 빚을 대신 받아달라며 자신의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모습인양 되어버렸다.

결국 글로벌 MP3메이커의 이러한 모습에서회사 하나 잘키워 해외에 매각하는 사례로서 생각해야 한다라는 것으로 인식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빌게이츠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몇 안되는 나라중에 하나라는 보잘것 없는 자손심만 남게 된 것일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