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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일반

대체 ‘저평가’는 언제부터야 ?

by 잠실돼지2 2006. 7. 19.
# 스톡오븐은 자료를 정리하거나 가공하지 않습니다. 그냥 날것의 상태로 모아 둘 뿐입니다 #
# 웹상에서의 수집으로 출처가 불명확한 것은 요청시에 삭제하거나 출처를 적어드립니다. #


# 주식의 경우에는 주가 3원리를 이해하면 끝! #
# 파생의 경우에는 기본 구조를 이해하면 끝! #
# 로직을 시스템화 시켰을 경우 살아남으면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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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저평가’는 언제부터야 ? – 저평가는 ‘펀더멘탈’의 개념이 아니다

주식에 투자하는 법, 주식을 공략하는 법에는 王道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BLASH (Buy-Low and Sell-High : 싸게 사서 높게 판다)가 답이다라고 반은 농담으로, 반은 진담으로 이야기하지만 도대체 어떤 주식이 싼 주식인가? 알기 어려운 부분이죠. 그래서 혹자들은 뛰는 말이 더 잘 뛴다라며 추가상승을 기대하며 상승하는 종목에 집중하여 투자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챠트투자를 하고, 어떤 사람은 가치투자를 합니다만 주식은 흑묘백묘입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듯이, 어느 방법이 되든 내가 산 가격보다 오른 상태에서 팔 수 있다면 주식투자에서는 백점 만점이지요.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라는 말처럼 상승하는 주가는 언제 하락 또는 조정을 받을지 모르는 법입니다. 전업투자자가 아닌 바에야 직장인들이 달리는 말에 몸을 싣고 또 말을 갈아타기란 지독히 어려운 것이며, 재테크 좀 하겠다고 본업에서 위태로운 상황을 만드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합니다.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라, 저평가 주식에 장기투자하라라는 말은 너무도 흔히 사용되고 또한 듣고 보는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도대체 어떤 주식이 저평가된 주식일까요? 소위 전문가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저평가라고 이야기하면 저평가일까요?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Buy, 또는 Strong Buy라는 딱지가 붙어있다해서 당장 매수를 들어갈 것인가 하면 상당히 말리고싶은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부동산중개업자가 땅사서 돈벌었단 이야기는 아직까지 들어본적이 없거든요.

저는 일반투자자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 3가지가 있습니다. 저평가와 고평가여부, 목표주가가 그것입니다. 왜냐구요?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저평가다, 고평가다, 목표주가는 얼마다라는 이야기 앞에는 사실 하나의 단서가 붙습니다. ‘현 시점에서는’ 이란 단어말입니다. 즉, 보다 친절한 설명을 해준다라면 - (현 시점에서는) 저평가라고 볼 수 있다. (현 시점에서는) 고평가라고 볼 수 있다. (현 시점에서의) 목표주가는 얼마이다. 라고 이야기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앞서 계속된 블로그에서 저는 시장참여자들이 절대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커다란 2개의 대명제를 계속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 하나는 ‘주가는 주식시장이라는 틀을 통해 바라본 기업의 가치’ 라는 이야기였으며, 또 하나는 ‘고무줄 같은 PER라는 녀석의 속성’입니다. (엥? 그랬나?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블로그1편부터 다시 탐독요망^^)

이 개념에서 표본으로 드릴 수 있는 훌륭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아모텍’이라는 기업입니다. 부연하자면 아모텍은 굉장히 내재가치가 훌륭한 기업이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좋은 기업에 속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가라는 측면에서는 그리 되지 못하였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아모텍이라는 회사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동사는 휴대폰 관련부품들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주요제품은 칩바리스터나 아몰퍼스코어 등 들어봐도 전혀 감이 안오는 부품들을 만드는군요. ^^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과 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봐선 꽤 부가가치가 높은 업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매출은 500억이 넘고 매년 증가중이며, 이익이 전년에 상당폭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70억 이상 기록하였으며, 03년과 04년 모두 100억 내외의 순이익을 기록한 굉장히 우량한 회사입니다. 자, 그럼 다음의 주가흐름을 보고 지금 이 회사가 저평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까요?

2004년 1월 2일 28,450원을 최고점으로 2006년 6월 23일에는 6,660원까지 하락하였습니다. 반토막도 아니고 약 반의반토막 정도 난거죠. 1,000만원을 투자하였다면 250만원 남아있는.. 상상도 하기 싫은 정도군요. 왜일까요? 2003년말을 기준으로 매출은 약 40%나 증가하였고, 순이익은 단지 30% 정도만이 줄었을 뿐입니다. 벤처기업에 재직중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매출 540억에 순이익 70억을 달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충분히 훌륭한 점수죠.

이 시점에서 제가 말씀드린 2가지의 대명제, ‘주가는 주식시장이라는 틀을 통해 바라본 기업의 가치’ 라는 말과 ‘고무줄 같은 PER라는 녀석의 속성’ 이라는 관점으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아모텍은 발행주식수가 968만주이므로 03년말 주당순이익(EPS)는 약 1000원이 넘는 수준일 것이었습니다. 그럼 주가 고점은 28,000원대였으니, PER는 약 28배까지 적용을 받았다라는 이야기인데요. 충분히 그랬을 수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02년의 순이익 60억에 비하면 약 80%가 넘는 이익성장세를 기록하였으며, 휴대폰산업의 호황으로 이익이 지속증가할 것이라 생각했겠죠. 04년에 140~150억 정도만 달성한다라고 가정해도 PER는 20배미만으로 크게 낮아지게 됩니다. 절대 낮은 배수적용은 아니지만, 용인할만한 수준이입니다. 매출대비 25%라는 제조업체로서는 경이적인 순이익률도 주가상승에 한몫을 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1년 후인 04년 말에는 1만원수준으로까지 주가는 하향하게 됩니다. 고점대비 약 3분의 1수준으로 내려오게 된 것이죠. 장사를 못한 것도 아닙니다. 04년의 순이익 역시 98억가량으로 03년대비 큰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속절없는 하락을 하게 된 것인데요. 바로 여기서 주가는 미래의 꿈을 먹는다라는 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익이 지속성장하고 또한 그 증가폭이 크다라는 확신만 있다면 이에 따른 PER라는 배수적용은 실로 무한한 것입니다. 분양가 3억짜리 아파트라 해도 향후에 10억, 20억 간다라는 확신만 있다면 지금 당장 5억이나 8억주고서라도 그 누가 사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익증가폭이 멈추고, 또는 감소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접어들게 되면, 그간의 프리미엄은 급격히 할인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시장에서 보통 동일한 이익이 꾸준하게 발생하는 기업에 약 8~12배, 평균 10배 정도의 PER를 적용하고 있습니다.(물론 시중금리상황과도 연관이 있습니다만) 이 개념은 이런 거죠. 100억 주고 사도 연간 10억씩 이익나서 10년이면 본전 뽑는다라는 가정인데요. 만일 시중금리가 10%라 치면 굳이 100억주고 장사할게 아니라 차라리 은행에 넣어놓는 게 낫게 되는 거죠. 그래서 금리가 올라가면 주가는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아모텍이 2년 연속 100억이라는 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3분의 1로 떨어지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아모텍과 같은 EPS 1천원짜리 기업도 이익정체의 순간 PER 10배짜리 기업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럼 정확하게 1만원입니다. 시장은 이렇게 냉철하고 무서운 것입니다. 단순히 장사 계속 잘 되고 있는데 주가가 많이 떨어졌네? 그럼 저평가 아냐? 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큰 코 다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 후 아모텍은 05년말 일정정도의 상승반등을 시도하게 되는데, 이는 단순히 전년말 사상최고치 수준으로 폭등한 시장상황에 연동된 것일 뿐,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감소했죠. 제조업 최고의 적, 채산성이 낮아지고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 04년 상반기에 증권사 리포트만 보고 샀다면 X됐다.. OTL.. 작성자 이름은 삭제..

더 심각한 문제.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다라는 가정에 접어들게 되면, 이제 PER 10배도 많습니다. 감소예상폭에 따라 8배나 7배 그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주가는 기업의 미래가치를 먹고 사는 것이지, 과거의 영광을 뜯어먹고 사는게 아니니까요. 순이익 60억짜리 회사가 순익 100억짜리 회사가 된다라는 의미와 순익 100억짜리 회사가 순익 70억짜리 회사가 되었다라는 의미는 절대적 수치에서는 30~40% 차이이지만, 적어도 주식시장에서는 주가를 200%, 300%의 파동으로 변동시킬 수 있는 차이로 다가오게 되는 것입니다.

저평가라는 것, 그것은 단순히 주가가 많이 빠졌을 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 회사의 이익이 조만간 반드시 성장세로 전환한다라는 확신이 생겼을 때를 의미합니다. 또는 주가가 이미 상승하는 중이어도 저평가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연간 10%의 이익성장을 보여준 회사가 올해부터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변화로 20%씩 성장을 할 것이다라는 확신이 있고, 이러한 상황의 변화가 아직 주가흐름에 반영되지 않았다라면 그 회사는 저평가입니다.

흔히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저 회사는 회사는 참 좋은 회사인데, 별 이유없이 주가가 빠진단 말야. 그럼 저평가 된거 아닌가? 너무 많이 빠졌으니, 적어도 이만큼은 올라가겠지? 라는 생각말이죠. 이런 단편적인 생각이 얼마나 잘 못된 생각인지 아모텍의 챠트가 여실히 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평가 여부는 과거의 펀더멘탈이 아니라 미래비젼여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펀더멘탈에 따라 저평가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Case는 주가가 주당순자산가치(PBR) 이하로 내려가 있고, 적어도 손실은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즉 순자산가치가 추가로 잠식되지 않는다란 확신이 들 경우입니다. 이를 버펫은 ‘담배꽁초줍기’라고 표현하였습니다. 현저한 저평가 종목을 사서 제 가치에 올 때 판다. 즉 남들은 버렸지만 아직 한두 모금 더 피울 수 있는 꽁초를 찾는다란 이야기입니다.

이상기(스카이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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