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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옵션/선물옵션 일반

파생은 처절한 심리전이다

by 잠실돼지2 2021. 4. 26.

2020.05.30 08:54

역시 좀 긴 글이다.

 

파생과 바둑.

파생과 바둑에는 '심리전'이라는 측면에서 묘한 상관관계가 있다. 

바둑의 기본은 정석(定石)에 있다.

바둑사이트 '오로'에서 4~5단으로 활동하다가 점점 진상들이 많아져

인터넷 바둑 그만둔지도 꽤 되었다.

6단이나 7단과 접바둑을 두면 그들은 정석을 벗어나 신묘한 수로 판을 흔든다.

나 역시 아래 급수들과 두면 그들 눈에 그렇게 보일만한 수로 바둑판을 흔든다.

왜 그럴까?

정석대로 두면 접바둑의 어드벤티지로 덤비는 하수에게 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포석단계에서 정석에 없는 기수(奇手)들의 연타와 흔들기.

심리전이다.

하수들에게는 대응하기에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바둑은 기세의 충돌과 치열한 심리전으로 승부가 갈린다. 

이에 걸맞는 바둑 격언 중 하나가 '성동격서(聲東擊西)'이다.

중국 10대 병법서 중 하나인 '무경십서'에 나오는 말이다.

서쪽이 공격목표라면 동쪽을 교란시키는 사전공작을 펼친 후 

본진을 서쪽으로 총집결해 옭아매는 수법.

 

이러한 흔들기는 포석과 중반 과정에서 헛점을 만들어 놓고 

종반에 대마를 몰살시키는 암수 한방으로 하수들의 멘탈리티를 

붕괴시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그 흔들기가 파생의 시각으로 보면 바로 휩소와 다름아니다.

 

휩소(Whipsaw).

증시(챠트)에서는 톱날들처럼 출렁거리며 잦은 매매신호를 유발시키는, 

또는 이중으로 손실을 준다는 뜻의 타동사.

기술적 지표에서는 속임수 현상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급락과 급반등이 반복되는 흔들기.

급반등에서의 '추매'는 톱날같은 역추세 발생으로 인한 손절 확률이 

70%가 넘는다는 글을 남긴 적 있다.

한 때 수 없이 당해봤다.

스캘퍼라면 그런 경험 꽤 있으리라.

 

전형적 '휩소 당함'은 아래의 경우다.

상승 초입에 진입했더라도 손절가를 치고 내려가는 급락 한방에 

손절 엔터키를 누지르는 순간 급반등.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암벽등반에 '침니'라는 용어가 있다.

크라이밍 중 자주 나타나는 암벽과 암벽사이에 깊숙히 갈라진 좁은 틈.

옵션에서 급격하게 발생하는 깊숙한 눌림목 도중 튕겨올라가는 모양을 

나 스스로 '침니'라는 단어로 표현하곤 한다.)

어...어~

언니들의 흔들기로 인한 휩소인가? 

되돌림 추세상승인가?

이걸 추격해서 재매수 해야 돼 말아야 돼?

재매수 하는 순간 또 고꾸라지는건 아닐까?

여러 경우의 수로 머릿속이 뒤범벅 된 순간 

급반등 상태에서 단방향으로 쭈~욱.

위 70%가 넘는 반복 손절신호의 학습효과를 뒤집어버리는 

나머지 20%에 해당되는 경우 되겠다.

그나마 반대포지션으로 스위칭하지 않았다면 다행이라면 다행.

 

고수의 대마를 절멸 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는 사실을 알았을때는 

이미 손절 처리한 나의 대마가 비명횡사 한 후.

가격대는 저~ 위에서 놀고 있으니 여간해서는 추매하기도 쉽지 않다.

추매하는 순간 거기가 꼭지인 적이 어디 한 두번이었어야지 말이다.

헌데 더 열불나는 것은 그 가격대에서 따블이 나온다는거다.

그렇게 그 날도 언니들의 성동격서(聲東擊西)에 당한거다.

 

아래는 통상 쓰이는 바둑격언 중 몇가지다.

대부분이 위기십결(圍棋十訣)에 나오는 성어이지만 

몇개는 파생에 적절치 않아 다른 것으로 대체했다.

1, 성동격서(聲東擊西).

-위에서 언급한대로다.

2. 부득탐승 (不得貪勝).

-승리를 탐하지 말라. (승리에 집착하면 오히려 그르치기 쉽다.)

3. 입계의완(入界宜緩).

-상대의 진영에 들어갈 때는 서두르지 말고 신중을 기하라.

4. 공피고아(攻彼顧我).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나를 먼저 살펴라.

5.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나의 안위를 돌본 후 상대방의 숨통을 끊어라.

6. 사소취대(捨小就大).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취하라.

7. 봉위수기(逢危須棄).

-위험을 만나면 미련 갖지 말고 버릴 줄 알아야 한다.

8. 신물경속(愼勿輕速).

-신중하라, 경솔하거나 급해지지 말라.

9. 피강자보(彼强自保).

-적이 강하면 나부터 지켜라.

10. 일퇴불수(一手不退)!!!

-다들 아시는...

 

모두 '승부의 심리'에 관하여 경각심을 일깨우는 경구들이다.

파생에 임하는 심리상태에 적용해도 무리하지 않을 격언들이 아닐까 싶다.

 

데이트레이더가 휩소에 당하지 않는다는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당했을때는 인정하고 최대한 빨리 대응하는 신속성이 최선이다.

다만 자신의 챠트에 이 속임형 신호를 최소화시키는 지표를 추가, 

또는 삭제하거나 매매신호가 자주 발생하지 않도록 

지표를 재정립시킬 필요가 있음은 분명하다.

 

심리전이라해서 언니들의 심리를 간파하여 대립하려는 자세는 옳지 못하다.

같이 심리전으로 부딪히면 하수는 판마다 대마잡히고 몰살당한다.

하물며 바둑에는 치수에 따라 두점, 석점을 먼저 깔고 두는 접바둑이라도 있지만

파생 판때기는 노랑머리 마귀들이나 증권 양아치나 개미들이나 모두 호선 바둑이다.

그들의 정보력이나 고도의 심리전담파트, 그 심리전담파트에서 

무수한 데이터베이스를 입력하여 중무장하고있는 기계들과의 심리전에서 

개인들이 승리할 확률은 낮을 수 밖에 없다.

혹여 그들이 개발한 A.I(에이아이)가 파생시장의 데이터베이스를 장악하여 

시장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는거라면?

 

여담이지만 짚고 넘어갈 일이라 언급해 본다.

알파고가 바둑계를 초토화시킨지 4년여가 넘었다.

네덜란드의 과학자인 존 트럼프는 바둑에서 '착수 경우의 수'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계산해 냈다.

바둑판 361로(19X19)에 대입하면 

약 2.08168199382X10의 172제곱이라는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숫자인지 가늠이 가시는지?

우주 내에서 관측이 가능한 원자의 수가 약 2X10의 80제곱.

이 보다도 훨씬 큰 숫자다.

막연하게나마 상상치 못 할 무지막지하게 큰 숫자라는 정도로 생각될 뿐이다.

더구나 바둑에는 단순히 이 '착수 경우의 수'만 있는것이 아니다.

'패'라는 요물이 존재한다.

존 트럼프의 알고리즘에는 이 '패'라는 요물이 빠져있는 수치다.

알파고는 저 숫자에 '패'라는 경우의 수까지 추가로 탑재하고 있으니 

이미 인공지능이 아니라 스스로 진화하는 생명체라고 봐야 할 지도 모르겠다.

 

2016년 3월, 세기의 빅매치로 불리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5번기에서 

이세돌이 간신히 1승을 거두었을 뿐 4승 1패로 막을 내렸고 

이듬해에는 세계 랭킹 1위인 커제가 알파고에게 3:0 완봉패,

중국대표 5인과의 단체전 등에서 인간계 최고수들 역시 

모두 단 1승도 못건지고 나가떨어졌다.

이 후로 알파고와 인간계의 바둑 대결은 사라졌다.

의미 없으므로.

그 기원과 과정의 정확한 문헌은 존재하지 않지만 

약 4.000여년 이상 이어져 온 바둑 역사를 깨버린 것이다.

어언 3~4년전 일이다.

옵션이나 ELW, 여타 환거래, 선물시장에서 

이미 A.I가 작동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파생에서 그들의 공격적이고도 집요한 

심리적 도발행위들은 무수한 시뮬레이션과 거래, 경험치, 

챠트 설정 등을 통하여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다.

결정적인 것은 거래 중 마귀들의 도발행위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심리적 안정이다.

 

한마디로 그들이 걸어오는 심리전을 개무시하는 것이 

지지 않는 길이다.

그 심리전에는 언론이나 증권가 찌라시 등 무수한 정보들도 동원된다.

역시 거래 중에는 개무시 대상 되겠다.

 

이창호 별칭이 왜 돌부처이겠는가?

당시, 제자로 입가(入家)하여 한 집에서 숙식하며 모시던 스승이자 

‘전신(戰神)’이라는 별칭을 가진 당대 세계 1인자 조훈현.

그를 상대로 현란한 흔들기와 戰神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무지막지한 화력을 쏟아부으며 바둑돌들이 바닥에 떨궈질 정도로 

판을 흔들고 싸움을 걸어와도 묵묵히 무력화시키며 

가랑비에 옷젖듯 그가 가진 대부분의 타이틀을 탈취해버린 청출어람.

감히 '심리전'에서 이긴 거라고 우겨본다.

 

손실이든 수익이든 당신의 그 지표는 아마도 이 세상에 하나뿐일 것이다.

흔들림 없는 자기만의 지표를 만드는 것이 이 판에서 살아남는 길이다.

흔들림 없는 자기만의 정석(定石)을 만듦으로서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면벽수도(面壁修道) 3년을 하지 않고도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합법적 승부의 세계나 도박판에는 승자가 있으려면 

반드시 패자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어차피 사연많게도 이 바닥에 발을 들여 놓았다면 

승자쪽의 대기순번표를 뽑기 바란다.

 

그리고 데이트레이더 아닌 분들, 진상 댓글 좀 달지 말자.

달더라도 데이트레이딩이나 스캘퍼의 개념을 정확히 모른다면 공부 좀 더 하고.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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