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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일반

인터넷 전화 부활 조짐

by 잠실돼지2 200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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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패드 신화가 무너진 뒤 시들했던 인터넷 전화가 부활할 조짐이다. 걸 수만 있었던 예전과 달리 받을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패키지 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지려는 하나로통신과 기업형 인터넷 전화 시장의 강자인 삼성네트웍스가 새로운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지난 1999년 새롬기술이 인터넷 전화(VoIP) 서비스인 ‘다이얼패드’를 내놓자 사람들은 한껏 들떴다. 시내외는 물론 국제 전화도 공짜로 거는 시대가 왔다는 기대감에서였다. 음성을 데이터 신호로 바꿔 인터넷으로 전송해 공중 전화망(PSTN)에서 통화하듯 해주는 인터넷 전화는 당시로선 통신혁명으로 불릴 만큼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런 흥분과 벤처 붐이 맞물리면서 새롬기술의 주가는 한때 30만원(액면가 500원)을 넘기도 했다. 다이얼패드는 그러나 전화를 걸 수만 있는 시스템이었다.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려면 유선전화를 따로 둬야 했다. 게다가 공짜이긴 하지만 음질이 너무 나빴다. 그로부터 4년여가 흐른 지금 다이얼패드를 비롯한 인터넷 전화 서비스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광대역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인터넷 전화 사업은 기존 유선사업의 수익 감소 우려와 제도 미비 탓에 지지부진했다. KT와 하나로통신 등 기간통신사업자와 삼성네트웍스 ·SK텔링크 등 대기업 계열의 별정통신사업자, 그리고 300여 개의 군소업체가 600억원대에 불과한 시장을 놓고 다투고 있다. 지난해 시외전화 시장 규모가 1조1,100억원(30km 이내 구간과 접속료 포함)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 속도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인터넷 전화는 틈새 상품으로 반짝 떠올랐다 사라지는 걸까. 답은 ‘아니다’ 쪽이다. 인터넷 전화가 부활할 조짐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책의 변화 덕이 크다. 정보통신부는 인터넷 전화를 시내전화에 포함하고, 기간통신 역무로 구분하는 내용이 골자인 ‘인터넷 전화 역무고시’를 6월 말까지 제정한다.

고시가 제정되면 9월부터 허가 신청을 받아 조건을 충족하는 사업자에게 식별번호를 부여한다. 이에 따라 가입자들은 내년부터 ‘0×0-××××-××××’ 형식의 11자리 전화번호를 부여받아 시내외 구분없이 전국 어디서나 3분에 80~90원 정도의 저렴한 요금으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 인터넷 전화 단말기를 마련해야 하고, 새로운 전화번호를 받아야 하지만 걸 수만 있는 현재의 인터넷 전화와 달리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인터넷 전화의 통화 품질과 방식도 예전과 달라졌다. 인터넷 전화의 경우 통화 품질을 나타내는 평균평가지수(MOS ·Mean Opinion Score)가 휴대전화와 비슷한 3.4 수준까지 개선됐다. 일반 유선전화(4.1)보다는 뒤지지만 서비스가 얼마나 확산하느냐에 따라 품질은 좀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 더구나 예전에는 컴퓨터-컴퓨터 방식의 통화만 가능했지만 지금은 컴퓨터-전화, 전화-전화 사이의 통화도 가능하다.

심지어 무선랜을 지원하는 인터넷 전화 단말기까지 나와 유선전화를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휴대전화 영역까지 넘볼 정도다. 다만 정보통신부가 통화 품질 기준과 사업자 조건 등을 어떻게 확정하느냐에 따라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예컨대 현재 8자리 번호를 요구하는 하나로통신과 시내전화 통화 품질 수준 이상이 돼야 시내전화 번호를 부여한다는 정통부가 평행선을 긋고 있다. 또 자본금 30억원 이상이라는 별정통신사업자 조건도 군소업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서성일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진흥국 사무관은 “6월 말까지 통화 품질과 사업자 조건 등을, 8월 말까지 접속료 문제를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도 인터넷 전화의 잠재력이 대단한 까닭이다. 기본적으로 기존 유선전화보다 통화료가 싼 데다 화상전화나 데이터 교환까지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 또 인터넷 전화는 인터넷 프로토콜(IP) 인프라 기반이어서 차세대 네트워크(NGN) 구축과 연계될 가능성도 크다. 방송과 통신의 통합 상품은 물론 번호 하나로 전화 ·팩스 ·홈페이지 ·전자우편 등을 아우르는 차세대 통합식별체계 서비스인 ‘이넘(ENUM)’의 출발점이 인터넷 전화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전화 사업은 정체 상태인 유선통신 시장에서 돌파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기업인 한국IDC는 앞으로 4년 동안 인터넷 전화 서비스 시장이 연평균 66.3%씩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635억원에 불과했던 인터넷 전화 시장 규모는 오는 2009년께 1조원을 넘으리란 예상이다. 통신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통신업계에서는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후발 통신업체와 삼성네트웍스 ·SK텔링크 등 기업형 인터넷 전화 서비스업체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7만 명 규모의 케이블TV망 가입자를 상대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는 하나로통신의 경우 ‘0×0’ 착신번호 부여 시점을 기점으로 기존 초고속 인터넷망 가입자들에게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인터넷 접속, 케이블TV, 시내외 ·국제 ·인터넷 전화 서비스의 통합 상품을 내놓아 현재 4%대에 머물러 있는 시내전화 점유율을 6%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 별정통신사업자가 기업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데다 진입장벽도 높아 개인 고객을 모으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로통신은 특히 이르면 7월부터 아파트나 연립주택 등 인구 밀집 지역에 기업형 인터넷 전화 서비스 장비로 사용되는 VoIP 게이트웨이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런 집합형 VoIP 게이트웨이를 활용할 경우 가정에서 인터넷 전화 단말기나 케이블 모뎀 단말기를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저렴하게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기업 인터넷 전화 시장에서 점유율 50%대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네트웍스는 개인보다는 기업과 자영업자 고객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개인 고객의 경우 단말기 교체 등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업형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인터넷 전화를 전략상품으로 정한 삼성네트웍스는 음성인식 ·보안 ·화상전화 화상전화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내놓으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정혜림 삼성네트웍스 마케팅 과장은 “기업의 업무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지난해 500억원 정도였던 기업 인터넷 전화 시장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 전화 단말기 제조업체도 활기를 띠고 있다. 양흥국 닉스인텍 마케팅본부장은 “지난 3년여 동안 지지부진했는데 이제야 빛을 볼 것 같다”며 “7월에 무선인터넷 전화 단말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는 300여 개 군소업체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기간통신사업자와 대형 별정통신사업자가 각축전을 벌일 테고 접속료 등도 오를 게 뻔해 군소업체들은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선전화 시장이 인터넷 전화의 재부상으로 격변기를 맞고 있듯, 이들 또한 격랑에 휩싸일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출처:포브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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