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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일반

재미있는 리포트가 있어서.. 투기꾼들이 겁을 먹어야...

by 잠실돼지2 2008.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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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꾼들이 겁을 먹어야 주식이 살아난다

상품 가격과 자산 가격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세계의 발 빠른 돈들은 인플레이션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투기꾼들이 실물 수요 둔화에 겁을 먹고 상품 시장에서 돈을 뺄 때 주식 시장에는 매수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상품(Commodity) 가격과 자산(Asset) 가격. 서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WTI기준)를 위협하고 있다. 곡물 가격도 상품별로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오름세를 가파르게 진행하고 있다.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다. 그런데 니켈과 아연 같은 비철금속 가격은 그리 신통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 부진한 흐름이다. 이들은 주로 제품의 중간재로 쓰이는 상품들이다. 그렇다면 실물 경기를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자산 가격은 빠지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흐름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은 그렇다 치더라도 “주식”이라는 자산 가격도 상승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특히 상품 가격이 오르는 환경에서 신흥 증시가 부진하다는 점은 깊은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원래 상품 가격과 신흥 증시는 같은 궤적을 그려왔다. 상품(특히 원유)이 잘 팔린다는 것은 신흥 국가의 경제 성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돈 냄새를 잘 맡는 세계 곳곳의 선수(투기꾼)들도 지금까지 여기에 동의해왔다.

그런데 이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엇갈리고 있다. 이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투기꾼들은 인플레이션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의문에 대해서 단순히 반대로 생각하면, 답은 간단할 수 있다. 신흥 국가의 높은 경제 성장마저 선진국 금융 위기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라고 생각하면 되기 때문이다. 즉 금융 위기가 글로벌 실물 경기로 전이되는 시나리오인데, 비관론자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다. 만약 그렇다면 이제 주식 투자는 당분간 접어야 한다.

이에 대해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이전과 달리 상품 가격이 올라가고 자산 가격이 빠지는 것은 돈 냄새를 잘 맡는 선수들이 인플레이션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세계에 뿌려진 돈은 아직 많다. 그리고 이 돈은 어디론가 투자를 계속 해야 한다(특히 달러로 가지고 있다면 마음은 더 급할 것이다).

투기꾼들이 보기에 매크로에서 들리는 얘기에는 낙관론이든 비관론이든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즉 낙관론자도 정상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인플레이션은 진행될 것으로 얘기하고, 비관론자는 경기 침체 속에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주장한다. 주장하는 방향이 어떠하든 두 입장 모두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에는 동의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투기꾼들은 지금 시점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베팅하면 그만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든 아니든 그 결과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베팅은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직접 유발시키는 곳에 투자하든가 아니면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결국 일반 투자자들이 피난처로 삼게 되는 곳에 미리 투자하고 있으면 된다. 전자의 경우가 바로 유가와 곡물시장이다. 후자는 금 시장이다.

비철금속도 상품 시장이지만, 여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실물 경기에 대한 판단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실물 경기의 해답이 보이지 않는 과도기에서 투기꾼들이 진입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시장이다.

주식이 오르려면 우선 투기 수요가 상품 시장에서 빠져나가야 한다.

이전에는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 큰일 난다고 봤다. 앞서 언급한 신흥 국가의 경제 성장과 연결지어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상품 가격이 빠져주는 것이 좋다. 현재 오르고 있는 상품 가격의 원인이 실물 경기와 연계된 수급차원이 아니라면 그 만큼 빠져도 상관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주가가 오르기 위한 하나의 선결 조건이 될 것이다.

상품 가격이 빠지기 위해서는 투기꾼들이 실물 수요 둔화에 겁을 먹기 시작해야 한다. 현재 이와 같은 환경은 점차 마련되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 심리(ISM 제조업 지수 50하회)가 악화되고 있고, 경기의 버팀목이었던 고용 지표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더 커질 것이다.

지난해 말 신용 경색 위기와 유가 상승의 후행적인 여파를 고려해본다면, 짧게는 1분기, 길게는 상반기까지 경기를 위협하는 실물 경기 지표 부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럴 경우 주식 투자자도 같이 겁을 먹을 것이고 상품과 자산 가격이 하락 방향으로 다시 동조화되는 시기가 선행되어 나타날 전망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후의 그림이다. 예상대로 상품 가격 하락이 상당 폭 진행된다면 실물 경기는 다시 회복될 수 있다. 그리고 주식은 이에 앞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중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투자자는 이 시기를 매수 기회로 노려야 한다.

전투에서 이기고도 전쟁에서 지는 꼴

일반적으로 전투에서 이겨나가면 전쟁에서도 결국 승리한다. 그런데 종종 전투에서 이기고도 전쟁에서는 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최근 시장 상황이 이와 유사한 듯 하다.

연말과 연초 투자자들은 몇 가지 측면에서 흥분했었다. 배당, 기관 연말 윈도우 드레싱, 새로운 정책 가능성 등 흥분과 기대감이 형성되기에는 충분했던 환경이었다. 그러나 냉정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과는 실패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물론 몇몇(업종이나 종목) 전투에서는 성공한 이들도 있겠지만,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느낌을 가진 투자자는 많지 않을 거 같다. 전체 지수가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의 전쟁 승패를 가르는 변수는 국내의 내부적인 변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12월 25일자 데일리 시황 “Merry
Christmas 참조). 따라서 이를 시장 전체 흐름에 확대해서 투영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이를테면 정책 기대감으로 건설주가 올라서 시장 전체의 분위기가 상승 추세로 바뀌기에는 역부족인 환경이었다(여기서 연초 건설주 매수가 잘못 되었다고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니다. 이것은 전투의 개념이므로).

같은 맥락에서 이번 주도 매우 어려운 흐름이 예상된다. 전체 시장 흐름은 여전히 대외 변수에 의해 좌우될 것이고, 결국 키는 미국 증시가 쥐고 있다. 최근 미국의 주가가 보여주듯이 상황은 좋지 않다. ISM제조업 지수가 “50”선을 하회 한데 이어 믿었던 고용 지표가 악화되면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기업 실적 부진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투자 심리는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그러나 역발상적으로 그만큼 주가가 선반영한 측면도 있다는 부분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기업의 이익은 금융 업종을 제외하고 비교적 양호하다. 이는 주요 금융기관의 실적 발표 고비만 넘기면 시장은 의외로 반등의 실마리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참고로 미국 주요 금융기관의 실적발표는 14일~18일 사이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이후 흐름은 월말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한 대응인지에 대한 논쟁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은 그 기대감만으로 상승의 근거로 잡아갈 것이다. 이는 지난 해 하반기부터 진행되고 있는 반복적인 패턴이다.

한편 전체 시장 흐름은 미국 증시가 잡아가더라도 국내 증시 내부 흐름은 새로운 정책과 이슈에 의해 좌우되는 각개 전투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불안한 매크로 환경으로 인해 기업 실적의 숫자를 가지고 자신감 있게 베팅할 수 있는 주도 업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틈새 환경의 대안으로 매수 욕구는 정책과 관련된 구조적인 부분으로 투영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해당 업종간 得과 失의 이해관계에 따라 민감한 흐름이 전개될 것이다. 가장 민감하게 움직이는 업종은 금융인데, 得에서는 증권, 보험이 失에서는 은행으로 분류되고 있다. 나머지 업종은 4분기 실적 발표 시작과 함께 올해 전체 이익에 대한 전망 수정을 통해 밸류에이션 플레이로 임하는 것이 적절한 대안으로 본다. 전반적인 매매패턴은 짧게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대우증권(이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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