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권역 경제발전 보고서
하나의 중국이지만 여러 가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현재 중국의 현실이다. 예전 어떤 이는 중국을 가리켜 ‘벤츠와 우마차가 같은 길에서 지나가고 있는 나라’라고 묘사하였던 것이 생각난다. 중국을 이해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중국의 경제 발전 모습을 가장 빨리 이해하는 길은 바로 중국의 핵심 경제 권역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본다. 중국의 핵심 경제권역은 중국 발전의 최첨단에 서 있으며, 향후 중국 발전의 중요한 표지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경제권역의 일체화’라는 구조 속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 중 3대 경제권역은 주장(珠江) 삼각주, 창장(江) 삼각주, 그리고, 베이징(北京), 티엔진(天津), 허베이(河北) 지역을 위시한 징진지(京津冀) 지역이다. 최근 출간된 <2004년~2005년 중국 경제권역 경제발전 보고서>에 이들 지역에 대한 경제 발전 추이 및 동향이 잘 나타나 있다. 이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주장 삼각주 경제권역 동향 및 전망
주장 삼각주는 1978년 선전(), 주하이(珠海)에 경제특구가 세워진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중국 최대의 전자제품 집적단지가 되었다. 초기에는 경공업 위주의 가공무역이 주요 산업이었으나, 지금은 전자, 통신, 전기기기, 화학 원료 등이 주요 산업으로 전체의 50%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2003년 주장 삼각주의 수출은 145.4억 달러로서 전국의 33.1%를 차지하였으며, 외화유입도 170.2억 달러로 전국의 31.8%에 달한다. 일인당 평균 GDP는 37,347 위안으로 전국 평균의 4.1배이다.
최근 들어 노동력 부족현상이 불거지면서 주장 삼각주에 자리잡은 경공업 위주, 저자본, 저기술, 노동집약형 산업은 점차 경쟁력을 잃고, 고부가가치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이 이를 대신하고 있는 추세이다. 2004년 ‘춘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난 ‘농민공 부족’ 현상은 2005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작년 말 주장 삼각주의 전체 공장 중 1/3이 노동자 부족현상을 겪었다고 한다. 작년 한해동안 노동력 부족 인원은 30만명 정도로 추산되며 대부분 저임금 가공제조업체에 치중되어 있다. 노동력의 질적 수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대부분 ‘농민공’들인 이들 노동자들은 1~3년 정도 일한 후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기술력이 축적되지 않으며, 저원가 중심의 경영으로 인해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가 매우 적다. 주강 삼각주에 위치한 기업 중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비율이 5% 이상인 기업이 1/10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주장 삼각주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 중심의 경쟁력이 있는 산업으로 개편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주장 삼각주의 최대의 이슈중의 하나는 대규모 경제일체화 협정이다. <내륙지역과 홍콩, 마카오의 긴밀한 경제무역 협력안배> 즉, CEPA는 2001년 홍콩행정특구의 행정장관인 동젠화가 제안하여 2004년 1월 1일 전면 실시 되었다. 일종의 무관세 협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홍콩, 마카오 행정특구와 내륙지역 사이의 무관세 협정을 통해 이 지역의 산업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하는 것이 주요 취지이다. 1979년부터 2003년까지의 광동성 대외 직접투자 항목 중 홍콩, 마카오로부터 들어온 항목이 80%가까이 되며, 투자 금액도 70%가까이 차지하였다. 하지만, 홍콩 등지의 제조업 경제 규모가 전체 경제의 5.3%만을 차지하고, 홍콩과 내륙지역 사이의 수출입도 10년전의 800억 홍콩달러에서 100억 홍콩달러로 규모가 줄어들어 CEPA가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계, 보석류의 고부가가치 산업, 주장 삼각주의 내수를 겨냥한 고급 브랜드 산업, 서비스 업종 등이 CEPA로 인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광동성을 중심으로 광시(), 후난(湖南), 푸젠(福建), 장시(江西), 하이난(海南), 쓰촨(四川), 윈난(云南), 귀저우() 9개 성과 자치구, 그리고, 홍콩, 마카오 두개의 특별행정구역이 모여 9+2라는 범 주장 삼각주 경제권역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작년 한해동안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주장 삼각주는 중국 개혁 개방의 산 증인으로서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하지만, 경공업, 저비용 중심 산업이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노동력에 대한 문제가 나타나면서 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창장 삼각주에 외국 자본이 몰려들면서 상대적으로 주장 삼각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 2003년 창장 삼각주에 실제 집행된 외자액이 255.77억 달러로 43.3%가 늘어난 것에 비해, 주장 삼각주는 169.34억 달러로 12.7%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주장 삼각주는 외부적으로는 홍콩, 마카오 두개의 행정특구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더 나아가 9개 성과 함께 범 주장 삼각주 경제권역을 형성하여 공동 발전을 꾀함과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산업 구조의 체질 개선을 수행하여 경쟁력이 있는 산업 구조로 재편할 전망이다.
창장 삼각주 경제권역 동향 및 전망
2003~2004년에 걸쳐 창장 삼각주 경제권역은 웅대한 규모로 발전하였다. 2003년 수출은 1386.85억 달러로서 50%이상 늘어났으며, 외자유입도 255.77억 달러로 43.3% 늘어났다. GDP는 22774억 위안에 달하여 중국 전체의 19.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04년에도 이어져 작년 상반기 창장 삼각주의 GDP는 16. 2% 증가한 13235억 위안으로 중국 전체의 22.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출총액은 966.8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전체의 37.46%에 해당된다. 그 중 장쑤성의 수출이 375.8억 달러로 가장 많으며, 상하이가 337.4억 달러, 저장성이 253.6억 달러로 나타났다. 특히 첨단 하이테크 제품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 장쑤성의 경우 노트북과 집적회로의 수출이 각각 74.6%와 68.8% 증가했다.
창장 삼각주의 급속한 성장은 창장 삼각주 경제권역의 일체화가 심화되는 것에 기인한다. 창장 삼각주 내의 산업구조는 일체화 정도가 매우 높다. 각 성시의 산업은 수직적으로, 수평적으로 연결되어 분업을 이루고,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경제성장 연합체로서 형성되어져 있다. 또한, 중심도시인 상하이가 방사형으로 흩어진 주변 도시들을 강력하게 이끌고 나가 공동발전을 이루고 있다.
2010년 세계 박람회를 앞두고 상하이, 장쑤성, 저장성은 도로교통, 인재개발, 시장활성화 및 감독 분야에서 연계활동을 펼쳐나가기로 하였다. 고속도로의 경우, 현재 3779km에서 2020년까지 1.18만km로 확장할 예정이며, 인구 10만명 이상의 도시는 모두 항구 및 공항과 연결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장 활성화 및 감독을 위해 3개 성시는 공동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공조체제를 공고히 하기로 하였으며, 전력난, 기술인력부족, 신용체제 구축 등 당면한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가기로 하였다. 창장 삼각주의 관문이자 국제화 중심도시인 상하이의 종합서비스 능력을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운송/물류분야, 금융분야, 비즈니스 분야, 제조업 서비스 분야에서의 전반적인 향상이 예상된다.
창장 삼각주는 국제 제조업 중심 기지로서 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상품 제조비용 및 운송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지역 일체화 발전을 위한 인프라의 확장도 지속되고 있다. 창장 삼각주의 중심도시인 상하이도 제조업의 전진기지로서의 종합 서비스 능력을 갖추어 나가고 있으며, 상하이와 장쑤성, 저장성의 협력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창장 삼각주의 산업기초, 산업구조, 과학기술 경쟁력은 주장 삼각주보다 앞서며, 종합경쟁력 평가에서도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대규모 외자유입이 늘어나면서 기초설비 및 기타투자환경이 우수하여 지속적인 발전이 예상된다.
베이징, 티엔진, 허베이 지역
베이징(北京), 티엔진(天津), 허베이(河北) 3개 지역을 징진지(京津冀)라 하여 주장 삼각주, 창장 삼각주에 이은 3대 경제권역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주장 삼각주, 창장 삼각주의 급속한 발전에 비해, 최근 몇 년간 징진지 경제권역의 경제발전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경제지위와 과학기술지위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과학기술 투입방면에서 보면 징진지 지역의 과학기술 활동 종사자의 수가 전 중국 대비 1997년 14.41%에서 2001년 13.01%로 떨어졌다. 특허신청비율도 1996년 14.4%에서 2001년 10.95%로 떨어졌으며, 같은 시기 창장 삼각주는 16.61%에서 19.99%로 상승하였고, 주장 삼각주는 13.27%에서 18.39%로 상승하였다.
전국 대비 GDP 비율도 1996년 9%에서 2001년 10.88%로 상승곡선이 비교적 완만하다. 같은 시기 창장 삼각주는 19.03%에서 22.48%로 3.45%의 성장을 보였다. 대형공업기업의 생산량 증가 비율도 징진지 지역이 1996년 9.6%에서 2001년까지 그대로인 반면, 창장 삼각주는 22.39%에서 24.03%로 1.64% 증가하였고, 주장 삼각주는 12.58%에서 13.02%로 0.44% 증가하였다.
외국자본의 투자비율도 창장 삼각주와 주장 삼각주의 상승에 비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징진지 지역은 중국의 수도권 중심지역이며, 중국의 명문대학과 과학기술연구소가 밀집하여 있으며, 중국 공정원 원사가 전국대비 50%이며, 중국 과학원 원사역시 전국대비 60%를 차지하는 등 과학기술자원이 풍부하고, 과학연구개발 능력이 강력하다. 또한, 북경에는 24개의 다국적 기업의 지역 총본부가 자리잡고 있으며, 인텔, MS 등의 지식형 다국적 기업이 137개 자리잡고 있어 정보산업의 메카로서 역할을 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우세하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지위와 과학기술 지위가 떨어지는데는 중심도시의 부재와 지역간 협력 부재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 기인한다.
창장 삼각주의 상하이나 주장 삼각주의 광저우 등 해당 경제권역을 이끄는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이 징진지 경제권역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물론, 징진지 경제권역에 베이징과 티엔진이라는 두개의 거대도시가 자리잡고 있지만, 이들이 중심도시로서 징진지 경제권역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이 아직 미흡하다. 전국의 정치 문화 중심인 베이징의 경우, 3차 산업의 비중이 가장 큼에도 불구하고, 지방재정 및 취업문제 등으로 인해 2차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비교적 높다. 티엔진의 경우도 베이징과 비슷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징진지 경제권역에 자원배분을 어렵게 한다. 또한, 각 지역간의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베이징/티엔진과 허베이성 사이에 경제력 차이는 아직 크며, 이들 간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들 지역의 협력은 1차산업의 협력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으며, 농산품의 교류에 따른 허베이성의 경제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2차 산업에서 베이징, 티엔진의 지방정부 수입의존도가 높고, 전통산업을 이전하는 것에 대한 제한이 많아서 베이징, 티엔진의 2차 산업이 허베이성까지 가지 못하고 있다. 징진지 지역은 전통적으로 중공업, 국유 경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민영경제의 발전이 아직 불충분하다. 이에 타 기업 혹은 타 지역과의 협력 및 교류를 통해 발전하려는 경향보다는 독자적으로 건설 발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베이징과 티엔진의 산업구조는 전자정보, 바이오산업, 현대의약, 신규에너지, 환경보호, 신재료, 선진제조기술, 현대농업 등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중복건설, 악성 경쟁 등의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다. 베이징, 티엔진, 허베이성 3개 지역은 입지 조건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2차 산업은 통신설비 등의 현대화된 제조분야, 방직 등의 전통적 제조분야, 석유, 석탄 등의 자원형의 제조분야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지역 별 특화된 산업구조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십일오(十一五)’ 기간 중 지역협력 발전은 더욱 중요시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징진지 지역은 베이징을 위시한 수도권으로서 차지하는 비중이 클 뿐만 아니라, 환보하이() - 베이징(北京), 티엔진(天津), 허베이(河北), 산시(山西), 내멍구(), 랴오닝(), 산동() 등 7개 성시 - 지역의 중요 경제 중심으로서 동북, 화북, 서북 발전을 이끄는 중심지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므로, 중국 정부는 ‘십일오(十一五)’ 계획 중 지역경제 발전의 중요한 위치로서 징진지 수도권 지역을 정하고, 지역발전에 대한 연구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징진지 지역의 두 중심도시인 베이징과 티엔진에 대한 역할 재 정립이 논의되고 있다. 베이징은 징진지 지역의 중심도시로서 정치, 문화, 경제조절과 관리중심의 국제교류중심이 되며, 지식형 산업이 중심이 되어 발전하며, 티엔진은 부중심도시로서 제조업 중심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티엔진의 대외무역발전기초는 베이징보다 높다. 티엔진은 수출입 비율이 비교적 안정적이며, 가공형 중심의 현대화 된 제조업 기지로서 북방지역 상업과 무역중심의 항구기지로서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허베이 지역은 자원형 지역으로서 중화학 공업과 원재료, 에너지 공급기지로서, 또한 현대화된 농업기지와 관광/휴양기지로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티엔진, 혹은 허베이 지역의 제조업 공업기지에 투자하여 지역발전과 투자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베이징의 중화학공업기지는 수도로서 베이징이 지닌 자원에 부합되지 않는다. 이러한 중화학공업은 베이징의 경제구조 조정에 거대한 곤란을 겪게 할 뿐만 아니라, 베이징, 티엔진, 허베이 지역의 산업구조를 동화시키거나 악성경쟁을 유발하게 한다. 베이징, 티엔진과 허베이지역은 기술수준, 산업구조 수평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베이징, 티엔진 지역의 산업구조를 한단계 끌어올려 경쟁력이 있는 산업을 육성하고, 경쟁력이 낮은 산업을 허베이 지역으로 옮기는 것은 징진지 지역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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