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 일반

한국의 투자 대가 '이채원' 단독 인터뷰 - 솔솔뉴스

by 잠실돼지2 2008. 1. 21.
# 스톡오븐은 자료를 정리하거나 가공하지 않습니다. 그냥 날것의 상태로 모아 둘 뿐입니다 #
# 웹상에서의 수집으로 출처가 불명확한 것은 요청시에 삭제하거나 출처를 적어드립니다. #


# 주식의 경우에는 주가 3원리를 이해하면 끝! #
# 파생의 경우에는 기본 구조를 이해하면 끝! #
# 로직을 시스템화 시켰을 경우 살아남으면 진짜 #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관령에 몰아친 한파 만큼이나 주식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은 사이 '가치주펀드'는 땀 흘릴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지난 17일, 집무실을 찾은 기자에게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는 앉은키만큼 쌓인 자료더미 너머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가치투자가 외롭고 험난한 길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일에 대한 강한 열정이 묻어났다. <아이투자초대석> 첫 회는 '한국형 가치투자', '가치투자 전도사'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그에게서 투자 아이디어를 들어봤다.

- 연초부터 극심한 조정장이네요. 전무님 입장에서는 '가슴이 뛰는 기업'이 많아졌겠군요.

전반적으로 시장이 흔들리니까 실적이나 수급으로 버티던 종목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더군요. 고점 대비 50% 떨어진 종목들이 많이 나타났어요. 저가 매수 기회죠.

- 경기가 침체로 접어들 것인지 여부가 핵심 사안인 시점인데 내재가치보다 싸다는 이유로 주식을 매입하는 건 다소 기계적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미래(에 대한 예측)는 믿지 않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끝에 가서 어떤 결과로 매듭을 지을 것인지는 확인하지 않고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문제잖아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이런 문제는 애써 무시하고, 모두가 비관적일 때 투자하는 것이 투자에서 성공하는 길이었어요. 9.11테러를 생각해 보세요. 공포감이 하늘을 찔렀고, 미국 경제의 향방은 안개 속이었어요. 하지만 그 때도 주식을 매수했었죠.

9.11 테러 직후 주식을 매수할 때 (심정이) 어땠겠어요. 내일도 하한가를 맞을 게 빤히 보이지만 그래도 사야 했죠. 가치투자란 참 외로운 길이에요.

◆ 전통적인 가치투자에서 새로운 가치투자로

- 큰 원칙은 지키면서 융통성을 가질 수는 없나요. 이를테면 '수정 가치투자'라는 식으로 새로운 원칙을 세울 수도 있잖아요.

신참이었을 때 추세 매매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느꼈고, (가치투자로 전향하면서) 나 자신을 가치투자의 원칙에 구속해버린 거죠.

말씀대로 가치투자 역시 진화가 필요하고, 지금이 그 과정이라고 봅니다. 말하자면 구가치에서 신가치로 옮겨가는 중이죠. 현 시점에서,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워런 버핏 식의 가치투자가 설 땅이 그리 넓지 않아요. 시장이 성숙하고, 투자자들이 현명해지면서 과거와 달리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종목이 줄어드니까요.

- 가치투자와 성장주는 배치된다는 인상이 강한데 기업의 성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기업의 성장성, 또는 성장주가 가치투자에서 배제되는 건 아니에요. 기업의 가치는 크게 세 부분, 안정성과 수익성, 성장성으로 평가하니까 성장도 가치의 일부로 봐야죠.

성장이란 부분도 계량화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요. 가령 신세계의 이마트 사업 부문이 그렇죠. 지역별 인구와 소비력을 근간으로 이마트의 매출과 이익을 가늠할 수 있거든요. 이런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는 기꺼이 가치를 부여합니다. 단순한 가맹점이 아니라 독점력과 시장진입 장벽을 가진 프랜차이즈는 기업의 이익 성장을 주도하는 엔진이거든요.

하지만 핵심사업 내에서의 프랜차이즈만을 인정합니다. 신세계가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다고 하면 그에 따른 성장 가치를 얹어 주지는 않을 겁니다.

◆ 대주주 지분이 낮은 기업은 '비호감'

- 물건을 싸게 사는 방법도 여러 가지잖아요. 일단 찍어두었다가 세일할 때를 기다려 살 수도 있고, 아이쇼핑을 하다 할인 판매하는 물건이 마음에 들어 살 수도 있고요. 전무님은 어떤 방법을 주로 취하세요?

두 가지 방법 모두 사용해요. 기업 실적이 발표되면 저PER과 저PBR 상위 100개 종목을 걸러 놓고 이 중 괜찮은 기업을 골라 탐방을 나가요. 이런 수순으로 투자 종목을 발굴하기도 하고, 아이쇼핑도 해요(웃음). 기업 공시나 뉴스,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읽다가 눈길이 가는 기업이 나타나기도 해요. 보고서에서 별 것 아닌 것 같은 내용을 파고 들어가다가 투자 가치를 발견하는 일도 있어요.

- 최근에 공시한 종목을 보니 업종은 다양한 반면 크기로는 중형주가 대부분이더군요. 일부 투자자들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이유를 궁금해 해요.

대형주는 공시를 하지 않으니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에요. 특별히 대형주를 기피하고 중소형주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펀드 내 대형주 비중이 30% 가량 되고, 중형주와 소형주가 각각 40%, 30% 선이에요. 고르게 편입된 편이고, 종목을 매수할 때 자본금 규모를 따지지는 않아요.코스닥과 코스피 종목을 가리지도 않아요. 기업 분석할 때 어디에 속하는지 신경써서 보지 않습니다. 1999년에는 코스닥 종목을 단 한 주도 매입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20% 가량 편입되어 있어요.

◆ '개미'의 이점과 잘 아는 분야를 접목시켜라

- 개인이 기관에 맞서 밀리는 이유는 뭘까요.

펀드매니저가 하루 종일 하는 일이 뭐겠어요. (책상 위에 쌓인 자료 더미를 가리키며) 밤낮 공부하잖아요. 결국 정보나 분석에서 투자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뒤지는 것이죠.

하지만 개인이 기관에 비해 유리한 점도 많아요. 피터 린치가 <월가의 영웅>에서 말한 것처럼 개인은 환매 때문에 종목을 팔아야 하는 일도 없죠, 분기마다 성적표를 발표해야 하는 부담도 없어요. 어디 그 뿐인가요. 편입 제한이 없으니 사고 싶은 종목을 마음껏 살 수 있죠, 투자 규모가 기관만큼 크지 않으니 투자 차익을 실현하는 데도 유리해요.

이런 잇점에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접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반도체 업황이나 기술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직원이 펀드매니저보다 훨씬 잘 알아요. 제약회사 직원이라면 의약품에 대해 펀드매니저보다 정보력이 뛰어나요.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면 매니저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 우선주 보유 비중은 얼마나 되나요. 심지어 보통주의 40%에 거래되는 종목도 있으니 가격만으로 판단하자면 가치주가 많을 것 같은데요.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괴리는 상당히 크죠. 분명 정상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보는데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에요.

지금 시장은 대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유동성이 없는 종목은 기피하는 경향이 짙고,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 저평가 받고 있잖아요.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펀드 내 우선주도 꽤 있어요.

◆ 조용하지만 좋은 파트너 될 터

- 펀드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불평이 있는데요.

주식형펀드 평균에 비해 수수료가 높은 것이 사실인데 운용보수가 많아서 그런 건 아닙니다. 판매 보수가 높아서 전체 수수료가 올라갔죠. 그런데 회전율이 주식형펀드 평균 수준에 비해 낮기 때문에 TER(총보수비용비율)은 결코 높지 않습니다. 한 종류의 펀드에 14명의 매니저가 매달려 운용하는 현실과 매스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감안해 주셨으면 해요.

- 일부 투자자는 펀드에 편입된 종목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을 하는데 적극적으로 분산하는 전략을 선호한 결과인가요.

현 시점에서 보면 종목 수가 많아요. 그런데 이건 시장 상황에 따른 것일 뿐 분산을 많이 하려고 의도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대형주가 고평가된 상황이고, 그래서 중소형주 편입을 늘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유 종목이 많아졌죠. 시장 상황이 바뀌면 달라질 텐데 분산이 많으면 그만큼 투자의 안정성을 기할 수 있으니까(애써 지양할 이유는 없다고 봐요).

◆ 투명한 피부, 비결은 '좋아하는 일에 매진'

- 어쨌든 닷컴 버블 당시에 비해 가치투자에 대한 인식을 가진 투자자가 늘어났으니 덜 외롭지 않으세요?

그럼요. 큰 힘이 되죠. 지난해에는 이런 일도 있었어요. 어느 기사에 '가치주 펀드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해서 이채원 전무가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운다'는 내용이 나왔는데 그날 투자자들에게서 담배 피우지 말라는 격려 메일과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 (성장형 펀드보다 실적이 다소 부진해도) 이해하고, 괜찮으니까 힘내라며 격려를 해 주시는데 감동스러웠죠.

- 투자자 중에는 평소 피부 관리를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해 하는 이들도 있어요.

(박장대소) 모르시는 말씀이에요. 피부 상태 그다지 좋지 않답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좋아 보인다면) 아마도 일을 즐기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가치투자가 외롭고 고통스러울 때가 많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일이고, 평생 할 일로 생각하고 임하니까요.

위 내용은 이채원 전무 인터뷰 내용 중 일부만 보여드린 것입니다. 전체 보기를 원하시면 아래 인터뷰 전문보기를 클릭 하세요. 인터뷰 전문 보기

댓글